Gary Card - Interview with Dazed
Korea
도산공원 부근 9월 중순 론칭하는 편집숍 아데쿠베(ADEKUVER)의 공간을 디자인한
세트 디자이너 개리 카드.
그는 꼼데가르송과 발렌시아가의 런웨이 작업을 함께하고 에르메스와 로에베의
비주얼을 만드는 실력파다.
Text Jong Hyun Lee, Photography Su Bin Jeon
꼼데가르송, 발렌시아가와 함께 작업하는 개리 카드는 어떤 옷을 입고
올까 궁금했다.
이세이 미야케 재킷, Other와 컬래버레이션한 티셔츠, 빈티지 바지, 아디다스 운동화, 유니클로
양말.(웃음) 아, 안경은
커틀러앤그로스(Cutler and Gross).
다양한 작업을 한다. 스스로를 어떻게 소개하나?
내 직업은 정확히 세트 디자이너다. 물론 여러가지 작업을 하기 때문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일러스트레이터, 그래픽 디자이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세트 디자이너로 소개한다.내가
하는 모든 걸 포함하는 단어다.
커리어를 막 시작했을 때의 개리 카드와 지금의 개리 카드는 다른가?
일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지켜온 신념이 있다면 내 직감을 믿고 따르는것이다. 처음
일을 맡았을 때는 화려한 괴물 이미지만 만들었다. 당시 영국 패션은 뉴레이브에 푹 빠져 있었고, 화려한 네온 컬러와 만화 이미지가 크게 주목받을 때였다. 그들이
원하는 건 이미 내가 어린 시절부터 열광하던 익숙한 것이었기 때문에 내 모든걸 프로젝트에 쏟아부을 수 있었다.하지만
시대는 바뀌었고, 그때 내가 한 작업들이 더 이상 쿨하지 않다는 걸 알고있다. 그렇지만 나는 당당하다. 더 이상 내 모든걸 던질 필요가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잔잔하고 간결해도 된다. 내가 창작자로서
성숙해진 만큼 내 작품도 성숙해졌다. 작은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것, 마감을 완벽하게 하는 것. 나이를 먹으면서 더욱 정교해질 수 있었다.
직감을 따르자니 불안하진 않나?
확신이 없을 때 생각을 물으면 솔직하게 대답해주는 친구 들이 있다. 그들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때문에 별로라는 답을 들으면 다시 작업한다.(웃음)
슬럼프가 온 적은 있나?
흔히 있는 일이다. 특히 프로젝트가 마음처럼 진행되지 않을 때. 연연하지는 않는다. 나쁜 날도 있는 거다.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는 어떤가.
영감이 부족한 적은 없다.(웃음) 어디에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너무 많은 영감이 나를 방해한다.나에게
가장 큰 도전은 수백 개의 아이디어 사이에서 핵심 아이디어를 찾는 일이다.
당신의 작업은 늘 어떤 대상을 더 돋보이게 한다. 내 작품이 더 빛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게 어려울 것 같다.
늘 내가 원하는 걸 만들순 없다. 아이디어와 대중이 무엇을 원할지가
가장 우선이지 내가 만족할 작업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매번 내 경험과 취향을 작업에 반영하면 충분하다. 경험이 쌓인 만큼 내 작품의 밸런스를 조절하는 일도 익숙하다. 11년동안일해왔고, 더 이상 어떤 비전을 위해 애쓸 시기는 지났다.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나?
그때그때 다르다. 나의 디자인 철학 모두를 설득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무엇이 됐든 새로움을 느끼는 작업을 해나가는게 중요하다. 내가 늘
찾는 건 한 번도 보지 못한 것들이다. 내 작업이 어떤 레퍼런스에 너무 가까이 가거나 무언가와 비슷해진다면
그건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인 거다. 나는 요즘 유행하는 것을 찾아보는 걸 좋아한다. 그들과 다르기 위해서. 유행은 오래가기 힘들고, 금방 질릴 수 있기 때문이 다. 우리는 유행보다 한걸음 앞서가야
하고, 완벽하게 새로운 것 이어야한다. 운 좋게도 많은 사람이
나를 따라하는데, 난 언제나 그런 사람이고 싶다.(웃음)
당신에게 ‘새로움’이란
얼마나 가치있는 말인가?
난 그 누구도 흉내내고 싶지 않고, 내 아이디어가 가장예리하고 전에
본 적이 없는 것이길 바랄 뿐이다.
그런데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하기보다 다른 브랜드를 위해 일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항상 그런식으로 일해왔기 때문이다. 내것을 해볼까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다.하지만 내 브랜드를 만들면 판매는 물론 마케팅도 해야 한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어서 조심스럽다. 현재 UNBOX를
통해 내가 만든 장난감을 판매하고 있다. 내 것을 조금씩 시작하고 있다. 다음에 보여줄 조각은 더 큰작업이 될 것 같다.
조각도 판매할 계획인가?
그렇다. 이쇼를 위해 3년을
준비했다. 피겨를 100개 정도만 들었고, 몇몇 갤러리, PR 에이전시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예술의 세계는 패션과 전혀 다르다.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다.
일을 수락할 때 특별한 기준이있나?
가끔은 내게 맞지 않는일도 있다는 걸 알아야한다.정말 좋아하는 브랜드와의
작업이라 해도 내가 최고의 역량을 보일 수 없다면 거절할 수 있어야한다. 내가일을 받아들일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건 재미있는가, 흥미로운가, 멋진 가이다.
캘빈 클라인을 시작으로 버버리와 셀린까지 모두 로고를 바꿨다. 그들의
새로운 로고 디자인을 어떻게 생각하나.
솔직히 말하면 슬프다. 패션이 조금씩 균일화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얻기 위해 개성을 잃어버리고 있다. 하지만
그게 현실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정치도 그렇고, 음악도
마찬가지다.
편집숍 아데쿠베(ADEKUVER)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모든 게 연결되어 있어서 명확하게 한 가지를 말하기는어렵다. 단, 주크 박스라고 부르는 시스템이 가장 기대된다. 옷을 아치 모양 구조물에
걸 예정인데, 정말 멋질것같다. 이번 매장은 모든 게 아슬아슬한
기분이 들도록 만들었다. 모든 형태를 위태로워 보이는 하는 게 메인 아이디어다.
지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소재’는
무엇인가.
‘제스모나이트(Jesmonite)’라는 소재에 관심이 많다. 아데쿠베에도 쓴 플라스터로 굉장히 유용하다.
아데쿠베를 방문하는 이들이 공간에서 어떤 경험을 하 길 기대하나?
감탄하고,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으면 한다. 에워싸이는 듯 한(immersive) 경험을 하길 바란다. ‘여기가 바로 당신이 존재하는 곳이야’라고 누군가 속삭이듯이.
꿈이 있나?
늘 발전하고 배우고 모험하고 그것들에서 또 배우길 바란다. 또 내가
만들고 싶은 무언가를 보여주면서 상업적인 밸런스를 찾길 바란다.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만든다면 분명
놓치는게 있을거다.왜 나를 위해 만들고 남을 위해서 만드는가. 여기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게 앞으로의 모험이지 않을까.
서울은 처음 방문인가?
스토어 디자인 관련 미팅을 자주했다. 이번이 세 번째다. 매번 새롭다. 한국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 것에 거부감이
없어서 좋다. 그래서 세계가 지금 한국을 주목하고 있는거다. 내가
지금 그런 나라에 있다는 사실이 너무좋다. 한국은 현재 청소년 시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멋진 일이 벌어질지 갈구하고있다. 지금 한국이 가장
흥미로운 이유다.
언제 다시 한국에 올 생각인가?
10월 중순에 있을 오프닝 파티때 다시 방문할 예정이다.
패션 디자이너에게 꼭 묻는 질문인데, 당신에게도 묻고 싶다. 패션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어떤 기반이 있다면 패션뿐 아니라 모든 태도는 바뀐다고 생각한다.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변화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그녀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들은 그녀의 이야기에 주목하고 공감한다. 그렇게 세상은 바뀐다. 방법은 각각 다르지만.
<데이즈드> 코리아 2018년 10월호
회원에게만 댓글 작성 권한이 있습니다.